Wednesday, April 14, 2010

다단계회사 옆에서 일하기


그들은 항상 300%의 감정충전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평정의 감정상태를 일반인들의 두 배, 세 배 어쩜 그보다 더 올려 놓아야 한다는 것. super hyper 상태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그들과의 만남을 원치 않는 사람들을 만나 감정에 수 십 번 상처를 입어도 아무렇지 않은 듯 다음날의 안녕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In the morning=fresh start

Fanfare sound+volume maximum 
노래자랑(거의 장기자랑 수준으로 사운드 빵빵, 맥시멈 볼륨)신입회원소개로 그들의 하루는 시작된다. 질리지도 않는 모양새으로 언제나 일하는 자의 우수성과 그에 따른 철저한 보상에 대해 그들에게 말하고 설득하고 약속한다.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란다.
120% 공감하는 이야기이다. 논리적 오류도 없고 내용적 비판도 할 수 없는 이 지극 당연한 얘기가 일개 다단계회사의 철학, 철칙정도 전락하여 쓰이고 있다. 분개할 일이다. 또 놀라야 할 이야기이다.
같은 말이라도 사회적 기준에 의한 구분,어떤 종류 사람의 입에서 나오느냐에 따라 말의 격이 떨어지고 그 의도가 하늘로 쳐들렸다가 땅으로 곤두박질 친다.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떤 사람이 어떤 한 가지 주장만 계속 고수하고 또 말하는 것은 그것에 대한 신념이 투철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말하는 대로 믿고 싶어서이다. 실在가 아니라는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이 눈 앞에 떡하니 마주하고 있으니

At noon
세뇌의 연속
직원들은 모두 각자의 업무를 할당받아 사무실은 거의 빈 상태이다.
빈 사무실에서 일하는 자 먹지도 말라는 철학을 몸소 실천하는 애꿎은 비디오 영상만 계속 돌아간다.
나는 이상하리 만큼 피라미드조직원을 잘 구별해내는 능력을 가졌다.
과도한 하이톤, 어색한 말투, 가식적 웃음, 차려 입을려고 노력했으나 옷을 비집고 흘러나오는 가벼움을 확인했다면 그들은 십중팔구 피라미드 조직원!

In the elevator

운이 좋은 건지 가장 가까이에서 그들을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덕분에 짧은 시간 (그렇게 짧지는 않다 사무실이 12층 이므로)에 그들의 생활을 엿들을 수 있었다.
일단, 호칭은 상무님, 이사님으로 시작한다. 20:80의 룰이 이곳도 비껴가지 않았는지 80%는 이사이고 20%사원인 것 같다. 
새로 피라미드계에 발을 들여 높은 것 같은 40대 순진해 보이는 아줌마는 묻는다.
상무님을 직접 뵈니 믿음이 간다고. 여느 회사와는 다른 느낌이라고.
이 쪽에 잔뼈 굵어보이는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아저씨는 온화한 웃음을 지으면서 말한다. 
"내가 다단계쪽을 좀 아는데 그 쪽은 못써. 다단계는 안돼. 우리는 상품이 좋잖아. 질적으로 달라."
전형적인 사기꾼 멘션에 내가 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하지만 아줌마는 만족한 듯...연신 싱글벙글.